본문 바로가기

Boardgame Reviews

Orient Express(오리엔트 익스프레스, 1985) by Noname


이번엔 신작, 혹은 기대작이 아닌 구작에 대한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




 오리엔트 익스프레스(Orient Express)
는 애거서 크리스티(Agatha Mary Clarissa Christie)의 너무나도 유명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를 테마로 한 Just Games의 1985년 게임입니다.

 몇몇 분은 제목만, 혹은 게임 박스만 봐도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흔히들 말하는 "추리 게임"입니다. 또한 1987년 그 당시 SDJ 특별상 이름이였던 Beautiful game 수상 게임이기도 합니다.

 사족이지만 이 게임은 국내에 5개 미만(장담 못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 돌고 돌던 한 개의 중고 물품이 작년 겨울쯤 제 손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제 의견을 말하자면 이 게임 너무 재밌습니다. 




잠시 (보통 추리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추리 게임이 아닌) 추리 게임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하고 친숙한 "클루(Clue)"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추리 게임이라는 테마 그 자체로 우리에게 어필하는 면이 커서 일명 보드 게임방 붐이 불던 당시 그 주역에 서 있었던 게임이죠. 하지만, 흔히 얘기하는 '숫자 야구'라는 단순한 메커니즘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이 게임에 금방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범인과 장소 도구를 알아맞춘다는 게임의 목적만 그저 추리일 뿐이지, 정작 게임에 있어서 "추리"의 요소는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최근 데이 오브 원더즈에서 "미스테리 익스프레스(Mystery Express)"라는 게임이 나왔습니다. 이 게임은 단순한 클루의 추리(?) 형식에서 벗어나 많은 변수를 두고 있습니다.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던 "수도원의 미스테리(Mystery of the Abbey)"의 일부 시스템을 끌고 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라는 테마를 입혀 탄생시켰죠. 처음에는 수도원의 미스테리의 리메이크 작일 뿐이다...라는 평으로 Geek 평점이 굉장히 낮았으나, 직접 플레이 해 본 플레이어들에 의해 평점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분명 단순한 클루보다는 살짝 복잡해진 메커니즘으로 인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스테리 익스프레스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진정 원하는 "추리"의 요소는 부족합니다!!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추리"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셜록 홈즈 디텍티브에 비하면 멀었지만요).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좀 더 게임을 살펴 보도록 하죠.




 우선 게임 구성물(Components) 입니다.


 이건 바로 추리를 하는데 필요한 "탐정 노트(Detective note)"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추리 내용을 기록하여 적어내려가죠.
 




 좌측의 악필(...)은 아마 ShowTime님의 추리일지 같습니다. 범행 동기가 "첩보활동(es)"라면 범인 중 최소 한명은 여자라고 적혀있네요. 우측의 전투적인 탐정 노트는 고독한 명탐정 pieces의 것인 것 같네요. 범인과 동기를 대충 다 찾았나봅니다.



 노트에 기록하라고 이런 귀여운 연필도 줍니다.



 이것이 바로 게임 보드판과 게임 말들, 용의자(초록색)토큰, 승무원(파란색) 토큰, 기차 토큰 및 주사위 입니다. 어때요, 1980년대의 그 클래식한 스멜이 느껴지시나요? 역시 보드게임은 아날로그죠!




 게임의 목적(Game Object)은 범인과 그 동기를 찾는 것입니다. 간단하죠? 이 게임에서의 용의자는 Actress(여배우), Baroness(남작 부인), Count(백작), Diplomat(외교관), Enterpreneur(기업가), Fortuneteller(점쟁이), Gambler(도박꾼), Heiress(상속녀), 이렇게 8명인데 여기서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범인이 몇 명인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내가 범인 한 명을 확실히 알아냈어도 공범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야 합니다. 추가로 명심해야할 건 범인이 여러 명이여도 "(범행)동기는 하나다~" 라는 점입니다. 같은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범행을 저질렀겠죠? :)



 열차는 파리(Paris)를 출발해 바르나(Varna)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이 열차가 마지막 목적지인 바르나에 도착하기 전에 범인(들)과 그 동기를 밝혀내야 합니다.

 이 게임은 10개의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시나리오마다 범인과 동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1인플을 해도 할만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동시에 아쉬운 점이 되기도 합니다. 한 번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게 되면 그 시나리오의 범인과 동기를 알게되기 때문에 그 시나리오를 다시 플레이할 수 없다는 것이죠(물론 1년 뒤,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다시 하면 새로울 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1(Case #1)의 범인은 바로 이 안에 있다! - 이렇게 시나리오 별로 정답이 적혀있습니다. 열어볼 때 다음 시나리오의 정답을 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경고문도 있네요.




 자 그럼 이제 게임 방법(How to Play)에 대해 알아볼까요.

 단순합니다. Roll and Move 형식구요. 자기 차례가 오면 주사위를 굴리고 그 주사위 범위내에서 이동을 하고 해당 칸에서 조사를 하면 됩니다.



굴리고,


 그만큼 이동하면 한 뒤, 해당 지역에서 조사하면 됩니다. 이렇게 멈추면 Chief에게 범행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겠군요. 참고로 이런 파란색 토큰은 이 열차의 승무원들입니다. Chief에게 물어보면 보통 사건 전말에 대해서 알 수 있죠. 또한 Doctor에게 물어보면 보통 희생자의 사인 및 범행 시각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뭐 이런 식입니다. 그럼 이 아이들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주느냐!

 플레이어는 다음과 같은 단서 노트(Clue Note)를 보며 게임을 진행합니다.


 영어라구요? 이걸 어떻게 보냐구요? 여러분은 지금 보드게임 번역 팀, 팀 잉여 - Team Y.와 함께하고 계십니다. -ㅁ-;;


 위의 원문은 1~10 의 시나리오에 대한 단서고 아래는 11~20 시나리오에 대한 단서 번역입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1~10은 제가 번역한 것이 아닙니다. 보드워크(boardwalk)분들이 번역하셨는데 현재 파일은 없고 그것에 대한 출력물만 남아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번호가 적힌 단서 노트를 활용하며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Chief에게 물어보면 몇 번을 보면 되느냐?


 바로 위와 같이 시나리오 별로 단서 번호가 나와있습니다. 시나리오 1기준으로 Chief에게 물어보면 12번 단서를 보라고 나와 있네요. 왠지 예전 게임북(아시나요, 추억의 게임북 -ㅁ-)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나는것 같지 않나요?

 이들이 주는 단서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캐릭터 특성에 따라서도 다르고, 매 시나리오 별로 다릅니다. 동기에 대한 정보를 주는 애도 있구요, 시간에 대한 정보를, 장소에 대한 정보를 주는 애도 있으며, 쓸데없이 희생자의 취미나 생활 패턴...(의외로 중요한 정보일 수 있음!)에 대해서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얻은 단서를 아까 보셨던 탐정 노트에 요령껏 기록하셔서 범인과 동기를 맞추시면 됩니다. 
 
 이들이 주는 단서에 대해 조금만 더 사족을 붙이자면, 보통 A이면 B이다 식의 논리형의 단서가 많습니다. 즉 여자가 범인이면 동기는 뭐,뭐,뭐다. 동기가 뭐라면 누구는 범인이 아니다. 뭐 이런식 입니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논리 기억나시나요? ㅎㅎ
 
 또한 플레이 중 플레이어들끼리 만나면 인터액션도 발생하구요, 열차가 국경을 넘으면 이벤트도 발생하며, 열차가 특정 위치에 도착하면 전보를 사용해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 게임을 재밌다고 하는 이유는 필요한 정보만 잘 얻어(희생자가 죽었던 장소를 조사하면 보통 좋은 단서를 주기도 합니다) 용의자를 하나하나 추려내 가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제가 정말 탐정이 된 것 같다고나 할까요... 긴장감도 있으며, 한 편의 추리 소설을 보는 느낌입니다(어떤 장황한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그저 어떤 배경으로 살해 당했구나 정도...).

 지금 이 게임은 절판이 되었기 때문에 이걸 구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그럼 제가 염장 리뷰를 올리는거냐 -ㅁ- 한다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이 게임은 핸드메이드가 매우 쉽습니다. 보드는 천 출력하면 되구요(천 출력할 이미지는 Geek에 있습니다), 컴포넌트야 다른걸로 충분히 대체 가능합니다. 또한 Geek에 탐정 노트 템플릿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단서 노트인데요... 1~10까지는 영문으로도 한글로도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제가 번역한 시나리오 11~20 한글 단서 노트는 비공개이지만 Geek에 영문으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제가 비공개를 한 이유는 저작권 때문이었는데요, 생각해보니 11~20의 영문 단서 노트가 공개되어 있기에 굳이 비공개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혹시 모르니 필요한 분께만 드리려고 합니다. 11~20의 한글 단서 노트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에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보내드리겠습니다.


이게 바로 긱에 공개된 유저가 만든 개정 맵입니다. 어때요 천출력하면 뽀대좀 날것 같지 않나요? =ㅁ=

 Just Games라는 회사는 망했지만 무려 이 게임의 홈페이지는 살아있습니다. http://www.orientexpressgame.com/ 바로 이 곳인데요, 이 곳에서 추가 시나리오 묶음 1,2,3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지금도 구입 가능합니다). 웃긴게 여기서 게임 박스만 따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놓고 핸드메이드 하라는 건가요 -ㅁ-... 각각 10$씩입니다. 우편?으로 오기 때문에 배송료도 싼걸로 알고 있습니다.(게임 박스를 구입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여담이지만 팀 잉여 멤버들이 올해 제 생일 선물로 추가 시나리오 묶음 2, 3을 사주셨네요.


 저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라고 하지만 그냥 닥치고 추가 시나리오 묶음 2,3번(21~40)도 번역하라는 소리 같습니다. -ㅁ-...

 물론 이것은 Geek에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번역을 하더라도 일단 공개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만, 도리상 이 추가 시나리오를 구입한 분들께는 공유를 해드려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공유 방법에 대해선 번역 후에 다시 말씀을...




 쓸데없는 잡설이 길어졌네요. 어쨌든 추리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핸드메이드라도 하셔서 이 게임을 즐겨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ㅁ+ 룰도 어렵지 않고 보드게임 초심자 및 숙련자 아무에게나 들이밀기도 쉽습니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직접 즐겨보세요!


추가 시나리오 1의 단서 노트 원본 링크 : http://boardgamegeek.com/filepage/4903/orient-express-s1-clues-doc
추가 시나리오 1의 단서 표 링크: http://boardgamegeek.com/filepage/4902/orient-express-s1-clues-matirx-xls
추가 시나리오 1의 정답 링크 : http://boardgamegeek.com/filepage/4904/orient-express-s1-solutions-doc

정답 링크의 경우 함부로 열어보지 마세요. 정답이 쓰여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동생한테 출력을 하게 해 반 접어달라고 시켰습니다 +ㅁ+